2018년 12월 25일 화요일

올해의 책, 건물, 춤.


올해의 책
-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 박완서 지음, 세계사 2012.
- ≪자기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 지음, 이미애 옮김, 민음사 2016.
- ≪가치 있는 아파트 만들기≫, 정헌목 지음, 반비 2017.


올해의 건물
- Maekawa House, Kunio Maekawa 설계, 도쿄, 1942년 완공.
- 아모레 퍼시픽 사옥, David Chipperfield Architects 설계, 서울, 2017년 완공.


올해의 춤(린디합) 영상
- ILHC 2017에서 Dee Locke❤️ https://youtu.be/CQkbPA-qFGk
- Savoy Cup 2018에서 팀서울 https://youtu.be/7eU7YzJiRsM
- 나의 리더 쇼케이스 영상(뻔뻔😙) https://youtu.be/00bs3RkQcbA


   






  



2018년 12월 17일 월요일

리베카 솔닛 지음, 김현우 옮김, <멀고도 가까운>, 반비 2016.





다섯 번째 독서모임에서 읽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어머니와 화해하기 위해(이해하기 위해) 다른 이야기들은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어떤 방식을 택했는지 탐구한다. 작가의 이야기가 글 전체에 스며있다. 작가가 많은 이야기를 참조하는데, 그 중 주요하게 다뤄진 세 편을 뽑아 핵심 내용을 발췌해갔다. 





2018년 12월 14일 금요일

[GV] 11/9(금) <집의 시간들> 스페셜토크 w.라야, 신지혜, 이로










신: 라야 님의 첫 번째 집 이야기에서 특히 재미있었던 부분은 두 가지 정도가 있는데, 여의도에 있는 아파트만 듣고 인터뷰를 하러 갔어요. 아파트라고 했을 때 제가 들을 이야기에 대해서 그렇게 큰 기대가 있지는 않았어요. 제가 제 이름이 신지혜라고 누군가에게 소개했을 때 사람들이 "어쩌다 부모님이 이름을 신지혜로 지으셨대요?"라고 묻지 않는 것처럼, 아파트라는 주거 형식이 익숙하고 흔하잖아요. 그건 상투적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이로: 혹시 아까 밖에서 오늘 개그 준비했다는 게...

신: 이거 아니예요.

이로: 죄송합니다.

(웃음)(웃음)(웃음)

신: 그건 아파트가 저에게 탐구 대상이 아니라는 이야기거든요. 익숙하고 흔하기 때문에. 근데 저희 부모님이 저 이름을 지혜라고 지은데에도 굉장한 스펙타클이 있어요.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지만.

(웃음)(웃음)

있거든요. 라야 님의 이야기를 들으러 갈 때 제 마음도 그랬던 거예요. 아파트에 살았는데 뭐 대단한 이야기가 있겠어? 아파트가 한국 사회에서 작동하는 방식에는 관심이 많지만,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사는지는 되게 전형적일 거라고만 약간 편견을 가지고 인터뷰를 하러 갔죠. 일단은 라야 님이 살았던 아파트의 평수가 좀 컸어요. 주방이랑 밥을 먹는 식당이 분리되어 있는 집이었고, 1978년에 지어진 아파트이다 보니까 부엌에 식모방이 딸려 있었어요. 안방 같은 경우도 가족실 개념으로 쓰는 안방이랑 부부침실로 쓰는 안방이 따로 나눠져 있었어요. 집이 크다 보니까 실들이 분화되어 있었고, 라야 님이 그 집에 산 건 90년대이다 보니까 90년대 가족의 생활에 맞게 개조를 많이 해서 산 집이었거든요. 그래서 최초의 집에 아파트 이야기를 해주시는 분이 네 분이 계신데, 네 분의 이야기가 다 달라요. 전형성도 분명히 있기는 하지만, 각자의 경험이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저의 편견을 깨줬고, 그런 점에서 재미가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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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 재밌었는데 정리하다 말았다.







2018년 12월 10일 월요일

영화 <소공녀>(전고운 감독, 2017.)


영화 <소공녀>(전고운 감독, 2017.)를 봤다. 주인공 미소는 위스키와 담배, 애인을 좋아하고, 본인에게 필요한 것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원만을 모으며 살아간다. 영화는 미소가 본인에게 중요한 세 가지를 지키기 위해 안정적인 주거를 포기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충분하고 만족스런 인생을 위한 자원은 얼만큼일까? 최소한의 자원만이 주어진다면 어디에 쓸까를 질문하게 되는 영화. 

영화를 다 보고, 나는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거운지 생각해봤는데, 어렵지 않게 세 가지를 추렸다. 건물을 볼 때(보러가는 과정 포함), 책 읽을 때(이 책의 재미있는 점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는 시간 포함), 춤 출 때(수업, 연습, 소셜, 푸꾸투어 포함)인데, 이 중에 두 가지, 혹은 한 가지만 남기라고 하면 고민이 클 것 같다.

아무튼, 2018년의 남은 날 동안 <올해의 건물>, <올해의 책>, <올해의 춤(영상)>을 꼽아봐야지. 각 항목별로 정산하고 이야기 나눌 모임이 있으면 좋겠네.









2018년 12월 4일 화요일

《Space of W-Architects - 한국의 여성건축가들은 모두 어디에 있을까?》, 도서출판사 주먹구구, 2017.






공간지 학생기자단 14기에서 만든 책으로 한국 여성 건축가 여덟 명의 인터뷰가 실렸다. 교수, 대형사무실 임원,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설계사무소의 소장, 혼자 사무실을 운영하는 소장 등 다양한 상황의 여성 건축가들이 “여성”으로 건축계에서 일한 경험과 함께 건축 작업에 대해 들려준다.

학생기자단 11명 중 10명이 여성이다 보니 모이면 자연스레 ‘졸업 후에 건축계에서 경력단절 없이 일할 수 있을까’ 고민을 나누다가 이 프로젝트가 시작됐다고 한다. 《나의 페미니즘 공부법》(2016) 서문의 한 줄을 오늘도 떠올렸다. "여자가 여자에게 주는 메시지는 시대를 초월해 용기를 줍니다.”


비록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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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 54살인데, 동기들끼리 우스갯소리로 우리 나이 또래의 여성건축가들이 다 사라졌다고 말해요. 왜 전멸했는가가 이슈인데, 내 나이 또래에 두각을 나타냈던 사람들이 꽤 있었음에도 너무 열악한 환경에서 버티느라 힘들었던 것으로 생각되어요." 22쪽, <강미선>.



"막상 학교에 들어가고 보니 저 이외에 다른 여학생은 보이지 않았고, 그렇기에 여성성을 지우려고 했어요. 동기들보다 열심히 해서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던 시기였어요. 여성으로서 무언가를 다르게 해보겠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하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31쪽, <이선영>.

"제가 교수로서 얼마나 잘 해나가는지 바라보는 시선이 많았던 거죠. 당시 저는 제 이후에도 여성 교수를 채용하는 기회가 많아질 수 있도록 일에만 집중했어요.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주목받는 만큼 제대로 자리 잡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고군분투했어요. 후배들, 학생들에게 롤모델이 되기 위해 집착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33쪽, <이선영>



"저는 우리나라 여성 건축사 1호 지순 선생님이 멘토 역할을 해주셔서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거든요." 45쪽, <박영순>.

"보통 30-40대가 커리어에서 정점인데, 그때 육아가 걸림돌이 돼요. 저도 아이 둘은 너무 힘들다 싶을 때가 있었어요. 그때 지순 선생님이, '아이들은 엄마의 등을 보고 자란다. 아이들은 엄마가 무슨 일을 하는지 보고 자라니까. 보여줘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아이를 데리고 사무소에 가기도 했죠." 48-49쪽, <박영순>.



"많은 부부 건축가가 건축사협회에 등록할 때 둘 다 건축사가 있어도 보통 남편만 해요. 한 사무소에 하나만 있으면 되니까요. 그래도 저는 같이 등록했지요. 공동대표라는 것이 욕심일 수도 있는데, 저는 제 나름대로 권리라고 생각했어요." 61쪽, <김희옥>.



"낮은 연차일 때 여자는 보고서 위주의 작업을 하고 남자는 도면이나 현장 일을 많이 맡게 되었어요. 그걸 객관적으로 차별을 당했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종의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이 작용했던 거 같네요.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입사 당시 신입사원의 비율은 같았지만 회사에 여자 부팀장이 거의 없었어요. 팀장은 한 명도 없었고요." 77쪽, <이주영>



"제가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취직했을 때 '여자라는 이름 뒤에 숨으려 하지 말아라. 여자라서 못한다는 생각도 하지 말아라'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회사에 다녔어요. 그때는 모두가 항상 거의 자정에 가까운 시간까지 일하는 분위기였고 저도 그렇게 건축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불만없이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근무 분위기 자체가 남성적인 문화의 일면이 아닐까 싶어요." 91쪽, <조윤희>.

"작년에 임신을 한 상태로 현상설계공모 발표를 하게 되면서, 제가 임산부라는 사실이 심사 결과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되면서, 다른 사람들이 내가 임산부임을 모르길 바라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91-92쪽, <조윤희>



"제가 졸업 후 입사한 회사는 건축계에서 인지도 높은 곳이었지만 여성의 임금이 남성의 80%밖에 되지 않았어요." 99쪽, <한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