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28일 토요일

식물 애호가의 가게(혹은 집)



2018년 6월 10일부터 7월 20일까지 
대림동, 이태원동, 합정동, 이촌동, 보광동, 삼청동에서 
찍은 식물 애호가의 가게(혹은 집)



























































성의의 문제

나에게 우정과 사랑은 같다. 친구는 모두 애인이고, 애인은 가장 친한 친구다. 

"나 왜 친구 없어?"라고 농담할 때의 '친구'(꼭 농담은 아니지만), 누군가를 그저 아는 사람이나 필요할 때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 '친구'라 불러도 될지 궁금할 때, 그 사람과 같이 살 수 있을까를 상상해본다.

각자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와 소파에 마주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그 사람과 평생을 살 수 있을까 떠올려본다.

함께 살기 위해 뜨거울 필요는 없다. 고단한 하루의 끝에 마주 앉아 이야기 나눌 시간을 내는 '성의', 그거면 충분하다. 성의는 행동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정도 사랑도 나에겐 어렵지 않다. 성의로 대하면 되니까. 좋은 친구는 최고의 애인감이고, 좋은 애인은 늘 최고의 친구다. 

그러니까 친구가 되는 데 실패한 두 사람이 애인이 될 리는, 애인이 되는 데 실패한 두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을 리 없다. 어떤 두 사람이 아무 관계도 만들지 못했다면, 성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성의의 문제다. 











2018년 7월 19일 목요일

180719 콜바넴 룩

저 오늘 
콜바넴 룩으로 입었는데
어째서 
"이탈리아 북부 어딘가"가 아니지요?
























2018년 7월 12일 목요일

여자를 찾습니다.

  "나의 인생은 시작도 하기 전에 벌써 회고를 사랑하게 되었다. 나는 끝나버린 것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다. 젊은 여자의 몸을 탐하는 것으로 삶의 찰나를 만끽하고 그것을 반성하는, 인생의 반환점을 지나 회고할 일만 남은 중년 남성으로서의 나 자신을 연민하는 정서에 중독되어 있었다. (여기서 나의 가장 큰 문제는 그런 남자들을 현실 세계에서도 좋아했다는 점이다. 나는 공식적으로 글 쓰는 남자와 음악 하는 남자를 정말로 싫어하는데 그건 당연히 내가 그들과 엮여 망한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백인 남성의 시점으로 세계를 바라보면, 세상에 하지 못할 모험이 없고, 원하지 못할 대상이 없으며, 이루지 못할 꿈이 없다. 일단 다 해버린 다음에 근사한 말로 경험을 치장하고 나 자신을 혐오하며 반성하면 되기 때문이다. 경험하지 않고 원망하기보다 사고 치고 후회하는 게 나은 세계, 그것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세계를 백인 남자들이 써낸 무수한 소설들에서 발견했다. 그리고 그것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큰 그림을 그리는 세계를. 대의, 내가 태어난 이유가 되어주는 거대한 숙명.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들의 운명은 대체로 그들의 소설에서..... 음, 아니, 잠깐.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 말고는 왜 작품 속에 없는 건데? 그냥 여자 어디 없어요? 
여자를 찾습니다."

-이다혜 지음, <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 18쪽, 현암사 2017. 



2018년 7월 6일 금요일

후지 일회용 카메라 퀵스냅 400-27


카메라가 아이폰 뿐이라
이번에 여행갈 때
일회용 카메라를 사서 가져갔다.

인물 나온 사진을 다 뺐더니
블로그에 올릴 건 몇 장 안 되지만
마음에 든다.




0장 남았을 때.
















































2018년 7월 3일 화요일

<마감하면 하고 싶은 것>





할 일 목록 만드는 일 자체도 즐겁지만,
하나씩 지워가는 즐거움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더군다나 그 목록이 <마감하면 하고 싶은 것>이라면.




1. 김중업 박물관 전시 보기

어찌나 돌아다니고 싶던지.
마감하자마자 
안양에 달려갔다. 
<김중업, 르 코르뷔지에를 만나다>전을 보고,
<더 스크랩>(서울역 문화역사 284)과 <IN_D_EX>(서울시립미술관) 전도 봤다.

평일 낮에 전시보고, 영화보고, 돌아다니는 게
최고다.







2. 서울메탈 귀걸이 사기

서울메탈 귀걸이 말고도
VOID의 블루 타탄 체크 가방이 사고 싶었다.
마감을 한 번, 두 번, 세 번 미루는 사이에
품절되어 슬프다.






3. 재영 씨 만나기

재영 씨 작업실에 놀러 갔었다.
재영 씨는 온실 같은 사람이다.
만나고 오면
마음이 평온하고도 충만해진다.





4. 대청소

집안 구석구석 청소하고,
오랜만에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 
좋은 시간을 보냈다.

친구들이 다녀간 자리.






5. 조카랑 시간 보내기

더 오래, 자주 곁에 있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게 아쉬울 뿐이다.






6. 여행 가기, 어디든.

서울에서 좀 멀어지고 싶어서
초록 가득한 곳에 다녀왔다.
과장하지 않아도 충분한 시간을 보냈다.
#0장





7. 명일동 주양쇼핑센터 돈까스

특별할 것 없는
이 돈까스가 어찌나 먹고 싶던지.
또 먹고 싶다.
씨즈랑 이 기사님, 윤 기사님도 보고싶다.
다음에 가면 허브천문공원도 구경해야지.







8. 추위가 싫은 펭귄 문신

할지, 어디에 할지, 누구에게 받을지 등등 고민 중이라
이건 일단 보류.







(2020년 2월 8일에 했다.)



9. 박완서 읽기

세계사에서 나온 박완서 전집을 읽고 있다.
<오만과 몽상1>, <오만과 몽상2>, <휘청거리는 오후1>, <휘청거리는 오후2>를 읽었고,
<그 남자네 집>을 읽고 있다.
일주일에 한 권 정도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눌 사람이 있다면 좋겠다.







이것으로 <마감하면 하고 싶은 것>을 대체로 완료했습니다.
그나저나 마감한지 벌써 한달이나 지났다니!!!
정신 차릴 때라는 이야기.

생각보다 춤을 많이 못 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