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28일 토요일

성의의 문제

나에게 우정과 사랑은 같다. 친구는 모두 애인이고, 애인은 가장 친한 친구다. 

"나 왜 친구 없어?"라고 농담할 때의 '친구'(꼭 농담은 아니지만), 누군가를 그저 아는 사람이나 필요할 때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 '친구'라 불러도 될지 궁금할 때, 그 사람과 같이 살 수 있을까를 상상해본다.

각자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와 소파에 마주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그 사람과 평생을 살 수 있을까 떠올려본다.

함께 살기 위해 뜨거울 필요는 없다. 고단한 하루의 끝에 마주 앉아 이야기 나눌 시간을 내는 '성의', 그거면 충분하다. 성의는 행동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정도 사랑도 나에겐 어렵지 않다. 성의로 대하면 되니까. 좋은 친구는 최고의 애인감이고, 좋은 애인은 늘 최고의 친구다. 

그러니까 친구가 되는 데 실패한 두 사람이 애인이 될 리는, 애인이 되는 데 실패한 두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을 리 없다. 어떤 두 사람이 아무 관계도 만들지 못했다면, 성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성의의 문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