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22일 목요일

아메리카 대륙에서 유입된 막대한 양의 금은으로 인한 가격혁명.

"전통적인 사회경제적 관계에 의해 정의된, 확고한 일상생활의 내재적 안정성은 1500~1650년 사이에 유럽에서 발생한 급격한 가격변동의 시대에 허망하게 무너졌다. 모든 정부는 종래의 수입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세수를 늘릴 새로운 방법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심지어 변변찮은 직인이나 시장에서 계란을 파는 가난한 농민도 가격혁명의 위력을 실감했다. 물론 아무도 은의 공급 증가와 가격상승의 상관관계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모든 사회가 영향을 받아 어떤 자는 돈을 번 반면 다수는 부를 빼앗겼으며, 빈부와 상관없이 모두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고통을 받았으므로, 많은 사람들은 지나친 탐욕과 사악함이 유례없이 세상에 만연했다고 결론지었다. 이런 확신은 이 시대의 유럽사를 그 전후와 분리하는, 격렬한 종교적•정치적 논쟁을 유발했다."

464쪽, 윌리엄 맥닐 지음, <세계의 역사 2>, 김우영 옮김, 이산. 



은을 부동산 또는 아파트, 집으로 바꿔서 읽어 보았다. 






2017년 6월 12일 월요일

2016.05. 충무로 산책



충무루브르






















































묵정동 11-2 장충 아파트(1981)

창문 바깥에 주로 화분이 놓인 철제 선반,
샌드위치 판넬로 만든 창고가 매달려 있다. 





남산 드라마센터



1962년 김중업의 설계로 지어진 남산 드라마센터.













선명한 붉은 색으로 칠해진 극장 로비.













최초의 목조 트러스를 유지한 채 
정기용의 리모델링(1999년) 때 철골 구조가 추가됐다. 














공간들끼리 예상치 못한 곳에서 연결된다. 
숨바꼭질하면 영원히 못 찾을 듯. 
무대 앞 쪽 계단을 내려가면 로비가 나온다.
















극장을 함께 둘러보며 이 극장만이 가진 특징과 
공연을 지원하기 위해 숨어있는 공간을 
구석구석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 배우 없이 
조명과 음향으로만 구성한 짧은 공연도 보았다.



(답사는 한 달에 한 번, 마지막 주.
 예매 페이지는 그 2주 전쯤 열린다.)






여자 화장실에서.




덧. 





남산 연극센터 단지에서 본 
다른 건물의 귀여운 시계





2017년 6월 7일 수요일

남은 이야기

어제 동네를 걷다가 한 달 반 전에 죽은 친구와 닮은 사람을 보았다. 친구라고 부르기 민망한 사이다. 죽었다는 소식을 SNS를 통해 들었고 장례식에도 가지 않았다. 살아있는 동안 그를 친구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 그럼에도 그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로 가끔 그 친구를 떠올린다. 늘 창백했던 낯빛과 얇았던 머리칼 같은 것을 떠올린다. 가까이 가면 풍기던 코코넛 향을 떠올린다. (나는 그에게 코코넛 향이 난다는 얘기를 했고, 그는 매번 코코넛 향과 전혀 상관없는 향수를 쓴다며 억울해했다. 우리는 만날 때마다 같은 대화를 반복했다.) 왜 죽었을까. 어떻게 죽었을까. 죽을 때 어떤 생각을 했을까. 사는 것에 미련이 남았을까. 죽게 되어 후련했을까.

외로워 보이는 사람이었다. 외로워 보여 다가가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다. 다가갈 걸 그랬나. 그의 외로움을 모른 체 하지 않았더라면 뭔가 달라졌을까. 살아있는 동안 친구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는 그와 나 사이에 나눴어야 하는 이야기가 남아있다면 그것은 무슨 이야기여야 할까. 그것은 어떤 이야기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