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31일 토요일

180330 탄신일

  




몇 달 전부터 노래 부르던 생선구이를 먹었다.
꽃시장에 가서 화단에 심을 나무랑 모종을 잔뜩 샀다.
올해의 마지막 튤립을 선물 받았다.

즐거운 생일을 보냈습니다. 
🌷🤭🎉🎈🥠





2018년 3월 30일 금요일

180329 원효대교

  



오랜만에 ㅅㅈ이와 둘이 걸었다.
여의도에서 만나 중식을 먹고 커피를 마셨다.
배부르고 피곤한 와중에
여의도에서 효창공원까지 걸었다.


한 20분쯤 걸었나 했는데 
한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효창공원에서 집에 가는 막차가 끊겨 있었다.


오랜만에 성에 차게 빠른 걸음으로, 오래, 누군가와, 함께, 걸었다.
요즘엔 늘 같이 걷는 사람의 걸음걸이에 맞춰 천천히 걷는다.


집에 돌아와서

"오랜만에 같이 걸으니까 좋다"
곧 보자.
흥청망청 먹고 마시자"

하고 문자를 보냈다.






2018년 3월 29일 목요일

그해 봄에

  




그해 봄에
-박준


얼마 전 손목을 깊게 그은 당신과
마주 앉아 통닭을 먹는다

당신이 입가를 닦을 때마다
소매 사이로
검고 붉은 테가 내비친다

당신 집에는
물 대신 술이 있고
봄 대신 밤이 있고
 당신이 사랑했던 사람 대신 내가 있다

한참이나 말이 없던 내가
처음 던진 질문은
왜 봄에 죽으려 했냐는 것이었다

창밖을 바라보던 당신이
내게 고개를 돌려
그럼 겨울에 죽을 것이냐며 웃었다

마음만으로는 될 수도 없고
꼭 내 마음 같지도 않은 일들이
봄에는 널려 있었다





2018년 3월 28일 수요일

프로필

오! "연애와 결혼과 이사를 밥 먹듯이 했다(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권영주 옮김,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67쪽.)"라고 프로필을 쓸 수 있는 인생을 살고 싶다. 


최근에 프로필 보낼 일이 있었는데, 아래는 그 때 쓴 것.
"아빠가 지은 집에서 태어나 열두 번째 집에서 살고 있다. 개인의 주거사를 담은 책 <0,0,0>을 독립출판으로 펴냈다. 대학에서 건축학을 공부했고, 건축 설계 사무소에서 4년간 일하며 서울의 못생김에 일조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건축을 좋아하고, 건축이 가진 사연은 더 좋아한다. 언젠가는 서울의 기괴한 건물을 사진으로 모아 책을 내고 싶다"


다음에 프로필 쓸 일이 생기면 "건축 외에는 책과 춤을 좋아한다"는 내용을 추가해야겠다.




2018년 3월 20일 화요일

바람, 차양



며칠 따뜻하더니 
갑작스레 비에 바람까지 많이 불었다.
그 바람에 지붕에 붙은 차양이 떨어졌다.
폭 60cm정도의 알루미늄 패널이 통째로 마당에 떨어졌다.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옆 집과 그 옆 집의 이웃 분들이 나서 주셔서 
조만간 수리할 모양이다. 

아무튼, 바람이 많이 불던 날의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