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이사하던 날 그 골목에서 마주쳤잖아” 나는 하하하 웃고 말았다. 오빠가 이 이야기를 꺼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빠와 내가 만날 때마다 반복하는 오래된 농담이다.
내가 보광동으로 이사하던 날이니까 벌써 6년 전 봄의 일이다. 오빠와 서로를 알기 전에 보광동 골목길에서 마주친 적이 있다. 나는 차가 들어갈 수 없는 골목 입구에 주차한 1톤 트럭으로 이삿짐을 나르고 있었다. 그 골목에서 오빠를 마주쳤다. 오빠는 같은 학교 건축학과 친구들과 만든 답사 모임에서 보광동 답사를 온 참이었다. 그로부터 두 달 쯤 뒤에 우연히 트위터 친구의 초대로 답사 모임에 동행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오빠를 처음, 아니 두 번째로 만났다. 우리는 “혹시!” “혹시!!”하다가 우리가 이전에 보광동 골목에서 마주친 적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 한쪽 무릎을 바닥에 꿇고 사진을 찍던 오빠를 나는 기억했다. 오빠는 내 이삿짐 트럭 위에 책들이 많아서 인상깊었다고 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우리가 만날 때마다 반복하는 농담이 되었다.
“우리 그때 봤었잖아. 그때. 서로 모를 때.” “진짜 신기하다 그치” 오랜만에 만난 오빠가 오늘도 그 이야기를 꺼내서 좋았다. 만날 때마다 이 이야기를 반복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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